?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제 1차 세계 대전 동안 중동의 아랍 게릴라 부대와 함께 싸운 영국 정보국 소속의 장교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에게 주어진 또 다른 이름이다. 그는 군인이기 전에 고고학자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했는데 우리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1962년도에 제작된 ‘아라비아의 로렌스’란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관련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시 중동에서 영국이 직면하고 있었던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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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4년 10월 오스만 제국이 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중동에 대한 영국의 이익은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 결국 영국 정부는 바스라 인근의 유전을 비롯해 중동에서 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현재 이라크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하였다.

? 영국과 인도인으로 구성된 공격 부대는 같은 해 11월 상륙을 시작, 초기부터 바스라와 그 인근 지역을 함락하는 등 매우 순조로운 모습을 보여 나갔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하였다. 공격 부대가 바그다드로 진격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길어진 보급선과 오스만 군의 완강한 저항에 결국 해가 바뀐 1915년, 기존에 유리했던 전황이 순식간에 변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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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5년 11월, 공격 부대는 고대 도시 크테시폰 근처에서의 패배 이후 이전에 점령했던 도시인 쿠트로 퇴각하였다. 이후 부대는 쿠트에서 오스만 군에 의해 포위, 고립된 채 1916년 4월 29일까지 버티다가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

? 중동에서의 상황이 매우 어렵게 돌아가자 영국 정부는 전략을 변경했다. 당시 점차 고조되고 있었던 아랍 민족주의를 이용, 당시 오스만 식민 통치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아랍인들의 반란을 종용 및 지지하여 중동 일대에 큰 혼란을 일으키려 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랍인들의 반란으로 인해 오스만 제국은 중동 내에서 영국과 반란군이라는 두 세력을 상대해야만 했고 반면 영국은 아랍인이라는 지원군을 얻게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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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은 곧 헤자즈 지방의 통치자인 후세인 빈 알리와 접촉하였으며 그에게 아랍인들의 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안을 맥마흔을 보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후세인-맥마흔 서한. 그런데 웃긴 건 후세인과 위와 같은 서한을 주고받고 있는 와중 한편으로는 프랑스와 후에 사이크스 피코 협정으로 알려진,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 제국을 격파한 뒤 서로 중동을 나눠 먹는다는 내용의 협상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과연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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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마흔 서안으로 영국의 지지를 약속 받은 후세인은 결국 4명의 아들들과 함께 오스만 제국에 대한 봉기를 일으켰다. 후에 아라비아 반란으로 불리게 될 이 봉기는 1916년에 시작되어 이후 1918년까지 대략 2년의 시간 동안 이어졌다.

? 후세인이 봉기를 일으키자 영국은 당시 정보국 소속의 정보 장교로써 카이로에 머물고 있었던 로렌스를 헤자즈로 파견하였다. 헤자즈에 도착한 로렌스는 곧 후세인의 네 아들 가운데 세 번째 아들인 파이살의 고문으로써 그들의 봉기를 도왔다.

< 로렌스와 파이살, 미국 언론인 로웰 토마스가 한 곳에 모여 있는 사진 >

? 아랍군과 로렌스는 봉기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오스만 군의 통신선과 철도를 파괴하고 주요 보급선을 차단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오스만 군에 대한 지속적인 피해를 유도하였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홍해 근처의 요충지였던 아카바를 비롯하여 다마스쿠스까지도 함락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 사로 잡은 오스만 군 병사들을 수용하던 포로 시설의 모습 >

? 다마스쿠스 함락으로부터 대략 한 달 후인 1918년 11월, 휴전이 이루어지면서 중동에서의 전쟁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 전에 이미 중동을 떠나 영국의 런던으로 돌아와 있었던 로렌스는 이후 미국 언론인 로웰 토마스를 통해 대외적으로 얻게 된 자신의 인기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아랍의 대의와 독립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미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영국과 프랑스는 전쟁이 한창인 1916년 사이크스 피코 협정을 통해 합의를 끝마친 상황이었다.

? 이에 크게 실망한 로렌스는 결국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숨긴 채 은거에 들어갔다. 그리고 은거 기간 동안 자신의 중동에서의 경험을 회고한 ‘지혜의 일곱 기둥’이란 책을 저술하거나 또는 가명으로 영국 공군에 이등병으로 재 입대를 하여 그가 사망하는 1935년까지 군인으로써 복무를 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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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아랍에서의 활동 기간 동안 겪은 위험 속에서도 무사했던 그였지만 정착 1935년 도싯에 있는 클라우드힐 별장 근처에서 오토바이 사고에서는 무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사고로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고 결국 1935년 5월 19일 47세의 나이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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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기를 원했던 그의 의도와는 달리 그의 명성은 죽음 이후에도 계속해서 커졌다. 그리고 1962년에 만들어진 할리우드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통해 절정을 이루게 되었다.??

?설들 잘 보내셨나요? 전 오전에는 제사 지내고 남은 오후에는 영화 보면서 하루를 보냈네요. 이번 글로 지난번 총 8편으로 끝낸 참호전 본편과 더불어 부록편도 모두 끝났습니다. 본래는 탱크나 비행기도 한번 다루어볼까 했는데 '건들건들'에서 최근 최초의 전차나 최초의 전차전과 같은 내용들을 다룬 바 있어 그냥 넘기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글을 준비하면서 모아둔 사진 자료들은 있으니 사진 자료라도 한번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시리즈물을 계획해서 새로운 글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참호전 본편 및 부록 시리즈물을 봐주시고 추천 주시고 좋은 댓글 남겨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ㅎㅎ